어느 날, 우연히 눈에 띈 잉크 발색 사진을
본 순간 처음으로 펄 잉크를 써보고픈 마음이 일어났다.
만린이 두 달 차, 내 첫 펄 잉크.
바로, 페리스휠의 포이즌 엔비 (Poison Envy)! 잉크 발색, 병 모양, 잉크 이름까지 - 특별했다.
짙은 보라색 속 녹색 펄의 반짝임이 화면으로 보는데도 생생하게 느껴졌다.
실제로 잉크가 도착한 후 첫 느낌은 약간 장난감 같다? 사진으로 봤을 때보다 훨씬 작은 느낌이었다.
20ml인데 15ml의 이로시주쿠 잉크병 보다 약간 통통하고 높이는 훨씬 작다!
일단 잉크병부터 예쁘다.
페리스휠 잉크병은 상당히 예쁜 편이다.
특히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뭔가 동화 속 마법사가 사용할 것 같은 신비로운 약병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보라색에서 녹색으로 변하는 잉크
이 잉크는 보라색에서 시작된다. 아주 짙은 보라색이 종이에 내려앉는다. 약간은 두꺼운 질감의 잉크이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보라색이 서서히 녹색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녹색 펄들이 스르르 나타난다.
이런 비유가 맞나 잘 모르겠지만 특히 미도리 노트에 글자를 쓰면 마치 녹색의 작은 털들이 올라오는 것 같은데 그 과정을 보는 게 너무 재밌고 계속해서 글자를 써보고 싶고 잉크를 넓게 칠하고 싶어 진다.
트위스비 에코 M닙과 함께
찾아보니 펄이 들어간 잉크를 만년필에 넣으면 피드가 막히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세척이 쉬운 트위스비 에코 M닙에 넣어 사용해 봤다.
앗, 잉크 입구가 너무 좁아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트위스비 에코는 들어가더라! 전체적인 필기감도 부드럽고 가독성도 좋아서 무척 만족스러운 잉크였다. 괜히 글씨도 잘 써지는 것 같은 건 내 착각일까?
Poison Envy의 한 가지 단점은, 물에 정말 정말 취약하다는 점. 물을 만나면 확 번진다. 하지만 가끔 특별한 잉크를 써보고 싶은 순간이 올 때 딱 맞는 잉크인 것 같다. 색깔이 변하는 게 너무 아름답고 재미있다. 이렇게 잉크 하나를 더 알게 되었다🔅